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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님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신다면?

안녕하세요, 저는 영어 통번역을 전문으로 하는 경력 10년차 국제회의통역사 민정선 (Min) 입니다.

정부부처와 외국계기업에서 인하우스 통번역사로 근무했고, 현재는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및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후 전문 통번역사로 일하며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힌 협상의 통번역을 주로 담당해 왔습니다. 근래에는 문화·예술·미디어콘텐츠 분야에 연이 닿아 지속적인 커리어를 쌓고있습니다. 인터뷰로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바벨탑은 어떻게 알게 되셨고 지원절차, 오픈리뷰, 샘플번역 등 활동하시면서 지금까지 느낀 인상이 어떠신가요?

통번역대학원 동문회 메일을 통해 바벨탑에서 가상화폐 관련 해외 보도의 주간 번역을 담당할 번역사를 구한다는 공고를 접했어요. 당시에는 인하우스 통번역사로 재직하던 때라 지원하지는 않았지만 업계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하는 젊고 민첩한 플랫폼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플랫폼 이름이 ‘바벨탑’이라니, 통번역업의 본질을 꿰뚫는 매력적인 이름이지 않나요? 바벨탑의 최대 장점은 번역사에게 업무의 오너십이 더 많이 주어진다는 점인 것 같아요. 클라이언트는 번역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고, 번역사는 오픈리뷰를 통해 다수의 바벨탑 프로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죠. 오픈리뷰 반영의 최종 책임이 작업을 맡은 번역사에게 있으니 원문에 충실하고 논리적 맥락이 잘 정제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요. 이 것이 품질 면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번역사님의 커리어를 설명해주신다면?

제 이력은 전문 통번역사가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일까 고민해온 자취인 것 같아요. 통번역대학원 졸업 직후 현업 초년생임에도 정부대표단의 일원으로서 국가간 협상을 통역하고, 협정 및 법령을 번역하는 일을 담당했습니다. 3년 동안 총 43개국과의 회담을 통역하고 협정을 번역하며, 국가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만큼 통역도 번역도 무결 하도록 신중을 기했습니다. 협상의 기록이 명문화되는 협정 및 양해각서는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발효 이후 개정 이전까지 효력을 발휘합니다. 이 때문에 협정 해석의 주체가 바뀌더라도 해석상 오해의 소지가 없는 완전 무결한 문서가 되야 하죠. 장차관님을 비롯한 정부 고위관료분들을 모시고 국가를 대표해 일하는 자리에서의 제 고민은 통역 중 숨을 어디서 쉬는 것이 메시지 전달에 유리할까, 콤마를 어디에 찍어야 의미가 명료할까 였습니다.

제가 담당한 분야는 항공이었는데, 항공정책관련 정부관료, 항공사 및 공항공사 대표 분들이 협상에 참여하셨습니다. 모두 영어로 비즈니스를 하시는 분들이라 전문 통역사가 필요한 이유는 단순히 언어의 장벽을 해소하기 위함은 아니었어요. 해를 거듭할수록 통번역사는 전략적 자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덜란드 작가와의 전시 계약서 번역 건을 예로 들어 설명드릴 수 있겠네요. 계약서의 면책조항에서는 상호간 실질적인 경제적 책임을 논하기 때문에 번역 시 각별히 주의하는데 상대 측의 문구 제안이 일반적이지 않았어요. 담당 변호사가 계약의 최종 책임을 지고 가는 만큼, 제가 전문성을 가지고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해당 문구가 해석상의 특이점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잠재적인 상황을 고지하는 거였습니다. 담당 변호사도 법률 문장을 섬세하게 잘 번역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와 제가 주의를 기울인 만큼 화답을 받는 보람도 느꼈습니다. 이렇듯 언어가 다른 양측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명문화 되는 내용에 해석상 모호함이 없도록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게 업무의 본질임을 체감합니다.

 

번역 작업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시다면?

제가 현업에서 깨달은 흥미로운 점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제2외국어로 구사한다는 사실입니다. 원문의 해석에 있어서는 불완전한 언어로 전달된 진의를 파악해야 하고 아웃풋에 있어서는 어떠한 조건에서도 완벽한 내용으로 전달되도록 해야하죠. 예를 들어 국가간 회담의 경우 하나의 협정에 조인하기까지 양측의 수많은 제안서를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간신히 의미만 전달해온 상대 측의 초안도 받아봤습니다. 통번역사의 업무가 단순한 언어의 치환이 아닌 소통의 매개가 되는 거죠.

한-프랑스 회담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생각나네요. 당시 파리에서 있었던 화물차 노조 총파업 시위로 교섭 시작도 늦어지고, 서로 다른 이해의 조율이 수월치 않아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협상이 늘어진 적이 있었어요. 피로해질수록 상대 측의 완벽하지 않은 영어 구사는 급기야 발음과 어순에서 불어의 흔적이 역력해졌죠. 다행히 5년간의 유년기를 프랑스에서 보낸 덕에 불어가 친숙해 피로감이 묻어나는 상대 측의 ‘아흐므’ 발음이 ‘harm’ 의 불어식 독음인 걸 알 수 있었어요. 자정에 가까워져 받은 상대측 제안서는 독심술까지 필요할 정도의 해석과 소통능력을 요했지만, 통번역사의 역할이 절실해지는 그 지점에서 희열이 느껴졌어요.

언어 구사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심오한 경우도 많죠. 예술계 학술 심포지엄의 주최측 클라이언트는 이전 행사 시 통역에 불만족을 경험한 후 제게 자료집 번역과 동시통역을 의뢰하셨어요. 예술분야의 경우, 작가의 예술세계를 이해하고 작품이 표현하고자 하는 철학적인 담론을 잘 전달하는게 중요합니다. 필요한 주제 지식은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부터, 동서양의 자연관, 인류세시대의 예술담론까지 광범위하고 심도 있었어요. 발제문의 서두가 일본특유의 정형시인 하이쿠의 한글 번역으로 시작되는 것이 있어, 하이쿠 번역에 관해 공부하는 과정도 거쳤습니다.

그런데 행사 시작 직전, 한 발표자 분이 오셔서 발제문의 내용을 바꿨는데 통역에 무리 없겠나 정중히 물으시며 새로운 발제문을 건네셨습니다. 예기치 않은 변동이긴 했지만 단순한 용어 습득이 아니라 주제 지식을 공부했고, 대상 작품을 이해하고자 시간을 들인 후라 충분히 연사의 논리를 따라가며 통역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발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까지도 충분히 이해하며 통역할 수 있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관장님께서 통역 부스에 와 고맙다고 인사해 주셔서 그간 준비해온 시간에 보람도 느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의뢰하는 하나의 행사에, 또는 번역물 하나에 많은 시간의 노고가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통번역사로서 그에 상응하는 관심과 높은 집중력으로 업무를 빠른 시간 안에 깊이 이해하는 것이 제가 신뢰에 보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번역사 비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즘 업계의 화두가 AI 번역이죠. 클라이언트 입장에서 AI 번역이 발달될 수록 간단한 업무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나겠죠. 하지만 AI가 불완전한 인간을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모국어 간섭이 심한 제2외국어 사용자의 언어를, 예술작품으로 표현된 인류의 철학적인 고민을, 또 내부회의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오가지만 전략적으로 선별해 전하는 협상의 흐름을 얼마나 이해하고 전달할 수 있을까요?

외국계기업에서 담당한 노사협상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제가 전담한 부사장님은 호주분이라 소통을 전적으로 제게 의존했고, 교섭의 상대는 노조 임원 분들이라 통역사로서 채워 넣어야 하는 간극이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 면에서도 컸습니다. 툭툭 내뱉는 농담에도 협상 상대의 진심이 담겨있고, 과열된 분위기의 언행도 협상의 논리와 흐름이 완벽히 전달되지 않으면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뜬금없을 수 있죠. 더욱이 연례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는 경영 현황과 연동된 직원들의 임금, 고용, 복지 등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오가니 양측의 메시지를 결점없이 소통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서로 문화가 달라 제스쳐부터 생경한 상대의 논리를 기계의 언어로 어떻게 처리할까요? 또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적 사고에 기반해서도 유의미한 소통을 이어가는데, AI가 불완전한 인간의 언어를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선후배 프리랜서 동료들에게 하고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자유롭게 해주세요.

제 가족이 통번역사는 본인 스스로 직업 만족도가 클 수야 있겠지만 가족으로서는 매번 새로운 업무를 맡을 때마다 공부하느라 밤새고 완벽을 기하느라 예민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느라 힘들다고 토로하더라고요. 프리랜서로 한 건 한 건 새로운 일을 맡을 때마다 각성된 뇌를 안고 불면의 밤을 지새우는 건 저만의 일은 아니고 동료 통번역사분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통번역대학원 교수님께서 저서 앞면에 “오래 봅시다” 하고 사인해 주셨는데, 우리 모두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동료로 서면으로든 대면으로든 현업에서 오래 뵐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프리랜서 번역가에게 ‘퍼스널 마케팅’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님의 퍼스널 마케팅 방법은 무엇인가요?

전 경력에 비해 프리랜서로 활동한 시간이 비교적 짧은데, 프리랜서 시장은 본인의 자질을 홍보 해야한다는 면이 인하우스 통번역사와 다르더라고요. 조직 내에서는 주어진 임무를 성실히 잘 수행하다 보면 신뢰와 명성은 따라오는 부차적인 것이었는데, 프리랜서 시장에서는 일단 업무가 주어져야 실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요. 통역 행사 끝에 명함을 요청해 연락 주시거나 추천 받아 진행한 번역의 재요청을 통해 연을 이어가지만, 한번도 일을 함께 해보지 않은 잠재적 클라이언트 분들께 저를 알리는 방법이 요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며 퍼스널마케팅에 대해 더 열린 마음으로 생각해보기 시작했어요. 현재는 활동 사항이 담긴 홈페이지(minjsun.wixsite.com/profile)와 제 관심사를 공유하기 위한 인스타그램 계정(jsun.min)도 개설되어 있습니다. 이번 바벨탑 인터뷰로 여러분들께 제가 통번역업을 좋아하는 마음이, 또 업무를 대하는 성실한 태도가 잘 전달되었기를 바랍니다.

– 민정선 프로님의 개인 홈페이지 –

https://minjsun.wixsite.com/profile

 

바벨탑 고객에게 나를 한 줄로 소개한다면?

클라이언트의 업무를 한 차원 높은 곳에서, 한 층 더 깊이 이해한 결과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통번역사로 기억되겠습니다.

 

min 님의 프로필 확인하고 1:1 번역 요청하기

Post Author: JiwonSEO

BabelTop COO 서지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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